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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영화 리뷰

그녀 (Her) 2013 사랑은 실체는 무엇일까?

breeze in the air 2021. 2. 12. 19:10

 

사랑은 과연 무엇일까요?

사랑에는 어떤 것들이 필요한가요?

당신은 사랑하고 있습니까?

당신의 사랑은 아름답습니까?

누군가 무언가를 사랑하는데 무엇이 필요할까요?

 

사랑에 대해 질문하는 영화 <그녀>를 얘기해 보자.

 

 

 

  당신은 사랑하는데 무엇이 필요한가?

 

  인간은 누구나 사랑을 갈구하면서 살아간다. 그런데 사랑이란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에서 과연 무엇이 중요한 것일까? <그녀>는 이렇게 질문한다. 그렇데 어떻게 질문하고 어떻게 내가 생각하는 사랑을 다른 사람에게 이해시키는가 하는 것은 조금은 다른 얘기이기도 하다. 

 

 

  인간은 많은 사람들 속에 살고 있지만 늘 외로운 존재다. 그러나 이러한 외로움을 잊게 해 주는 것이 바로 사랑이 아닐까? 주인공인 테오도르는 사랑을 잃고 외로운 사람이다. 

 

 

 

  테오도르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가 끝나고 어찌할 바를 모르는 설정에서 이 이야기는 시작된다. 너무 외롭고 자신의 감정을 어떻게 이해 추슬러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 놓인 가여운 영혼이다. 

 

 
  테오도르가 일하는 곳은 BeautifulHandwrittenLetters.com이란 곳이고 여기에서 Letter Writer Number 612로 일하고 있다. 이러한 설정이 매우 특이하다. 그가 일하는 곳은 매우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가득한 일을 하고 있지만 실제 그는 숫자로 불리는 곳이다. 다른 사람의 편지를 대필해 주는 일을 하고 있지만 즉 타인의 마음을 전해주는 일을 하고 있지만 자신은 아내와 별거 중인 채 외롭게 살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통해서 테오도르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사랑하는 사람을 찾는 것이라고 이 영화를 보는 사람을 설득하는 것일 것이다. 다행히도 호야킨 피닉스는 외로움과 사랑스러운 감정을 아주 잘 영화 속에서 보여주며, 보는 사람들을 아주 쉽게 설득해 버리고 만다. 그리고 아주 중요한 설정이 있다. 테오도르를 상대하는 바로 "사만다"이다. 

 

 

  

  OS1을 소개하는 광고에 이러한 말이 나온다. 

 

"It's not just an operating system. It's a consciousness."

"단순한 운영체제가 아닌 하나의 인격체 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컴퓨터에 OS1을 설치한다. 문제는 어떻게 테오도르와 OS1의 이름인 사만다가 서로 어떤 관계를 가지게 되며, 이러한 과정을 이 영화를 통해서 설득하는가? 하는 엄청난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만다의 목소리는 우리가 잘 아는 스칼렛 요한슨이다. 그녀는 목소리로만 테오도르와 사만다 사이의 보여주는 마치 아무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일을 해내야 한다. 그러나 스칼렛 요한슨은 목소리 만으로 테오도르의 마음과 영화를 보는 사람을 모두 매료시키는 이상한 마법 같은 묘기를 부리며 이야기 속으로 영화를 보는 사람들을 끄집어 들인다. 

 

  

  사만다가 켜지자 마자 먼저 어떻게 본인이 어떻게 작동되는지 궁금해하는 테오도르에게 이렇게 말한다. 

 

"what makes me 'me' is my ability to grow through my experiences."

"날 '나'답게 만드는 건, 경험을 통해서 성장하는 능력이지."

 

 

  이 영화는 이렇게 시작한다. "사람이 사랑을 하는 데 있어서 무엇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거기엔 어떤 형태도 어떤 무엇도 없이 그저 우리가 만드는 추억과 기억을 통해서 관계는 만들어진다. 그리고 따스한 감성의 배우들의 연기와 화면을 통해서 끊임없이 영화를 보고 있는 나를 설득한다. 사랑에 필요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말이다. 

 

 

 

  "눈먼 자들의 도시"라는 소설과 영화에는 갑자기 세상의 모든 사람이 보지 못한다면, 이라는 가정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 영화도 역시 정말 말도 안 되는 설정으로 시작하지만 중요한 것은 어떻게 이러한 상황을 보는 사람들에게 설득할 수 있는가에 있다. 

 

마무리 이야기

 

 

  인간은 누구나 외로움을 느낀다. 아무리 많은 사람들 속에 있어도 우리는 누구나 외로운 존재다. 살아가는 삶이 너무 쉽다고 쉽게 막사는 사람은 없다. 자신의 상처를 안고 타인의 상처를 보고 공감하며 서로 부둥켜안고 살아가고 있다. 누군가는 쉽게 하는 것처럼 보이는 일도 사실 쉬워지기 까지 많은 시간을 통해서 만들어져 있는 것이라는 것을 우리는 안다. 이렇게 외로운 삶이란 여정에 "사랑"이 필요한 것이 이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우리의 삶에서 사랑이 찾아오면 얼마나 반가운지 모른다. 누군가가 나의 편이 되어 준다는 사실 말이다. 내가 누군가의 편이 되어서 상대를 지켜주기도 하고 또 내가 상처를 받았을 때 나를 안아주는 사람이 있으면, 그 순간 얼마나 큰 위안이 되는지 모른다. 갑자기 왼팔이 쇳덩어리에 부딪쳐서 아플 때 나도 모르게 하는 행동은 내가 나를 만지는 것이다. 아픈 왼팔을 나의 오른손으로 감싸고 인상을 쓰고 있을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아픈 곳에 자신의 체온으로라도 감싸주길 바란다. 마음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아무리 많은 사람들 속에 있어도 외로움을 느끼는 것처럼 누군가 특별한 사람이 함께 있으면 어떠한 상황도 외롭지 않게 되기도 한다. 사랑이란 그런 힘이 있다. 그러한 사랑에는 어떠한 형체도 어떠한 모습도 필요 없다. 그저 나와 관계를 가지고 있는 그 사람을 바라보고 이야기하고 서로를 들어주면 그러한 공감대를 통해서 사랑은 찾아온다. 그래서 사랑은 어디에나 있는 건 아닐까? 난 이 영화를 이렇게 보고 이렇게 읽었다.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잠시 돌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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